변명하지 않는 삶 (도망치지 않는 선택을 위하여) : 제 1장

2026. 3. 25. 18:34삶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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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선택 앞에서 인간은 왜 말부터 준비하는가?

 

1. 현실, 타이밍, 준비라는 언어의 정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선택 앞에 서지 않는다.
인간은 언어 뒤로 물러선다.

 

현실이라고 말하며
타이밍이라고 말하며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러나 이 말들은 삶을 설명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이 말들은 선택을 연기하기 위해 발명된 언어다.

 

현실이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인간은 스스로를 작은 존재로 만든다.

 

현실은 객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주관적인 해석이다.

 

현실이란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지금의 너로는 안 된다."

그러나 묻지 않는다.
"지금의 너로도 감당할 수 있는가?"

 

현실은 판단이 아니라
자기 불신의 세련된 표현이다.

 

타이밍이라는 말은 더 교묘하다.
이 말은 책임을 시간에게 넘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은 결정하지 않는다.
시간은 단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를 굳힐 뿐이다.

 

준비라는 말은 가장 존경받는 도피처다.

준비는 성실해 보이고,
준비는 현명해 보인다.

그러나 준비가 끝나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준비는 상태가 아니라
영원히 미뤄질 수 있는 변명이기 때문이다.

 

현실, 타이밍, 준비.
이 세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
선택의 주어는 사라진다.

 

삶이 선택하는 것처럼 말하고
환경이 결정하는 것처럼 말하고
상황이 강요하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나’는 없다.

 

 

2. 보존이라는 선택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믿는 인간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택을 미룬 인간은 중립이 아니다.


그는 이미 선택했다.

그는 보존을 선택했다.

 

잃지 않음을 선택했고
흔들리지 않음을 선택했고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선택했다.

 

보존은 안전하다.
그러나 보존은 삶이 아니다.

보존은 살아 있음이 아니라
연명이다.

 

인간은 연명하면서도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왜냐하면 아직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묻지 않는다.
무너지지 않았을 뿐,
살아 있기는 한가를

 

보존을 선택한 인간의 특징은 분명하다.

그는 말이 많고
설명이 길고
결론이 없다

결론이 없는 삶은
방향이 없는 삶이다.

 

짜라투스트라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선택을 피하는 자는
결국 삶에게 선택 당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그가 두려워하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택을 미룬 인간은 중립이 아니다.


그는 이미 선택했다.

그는 보존을 선택했다.
잃지 않음을 선택했고
흔들리지 않음을 선택했고
변명할 수 있는 자리를 선택했다.

 

그러나 보존은 삶이 아니다.
보존은 연명이다.

 

이 장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현실을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타이밍을 무시하라는 말도 아니다.
준비하지 말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것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그 단어들이
너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지
아니면 너를 선택에서 빼내기 위해 쓰이는지.

 

짜라투스트라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말이 먼저 나오는 삶은
언젠가 반드시
선택이 사라진 삶이 된다.

 

선택 앞에서 침묵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인간은 자기 삶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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