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낭비
거룩한 낭비길가에 무심코 놓인 바위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저 바위는 수천 년의 비바람을 견디며 그 자리에 묵묵히 '지속'해 왔겠지요. 배고픔도, 통증도, 사라질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 무생물의 평온함입니다. 하지만 바위의 시간은 무색무취합니다. 그 긴 세월 동안 바위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 적이 없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 한 줄 써 내려가지도 못했습니다.생명은 그 지루한 영원함을 기꺼이 거절하고 태어난 존재들입니다. 무생물의 '안전한 지속'을 포기하는 대신, 찰나를 살더라도 뜨거운 '밀도'를 선택한 것이지요. 하지만 그 선택의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합니다. 생존을 위해 쉬지 않고 '밥'을 구해야 하고, 상처 입지 않으려 '고통'이라는 신경의 비명을 감내해야 합니다. 어쩌면 생명이란, 죽음..
2026.04.01